남편과 샤워꼭지
남편과 샤워꼭지 샤워꼭지 좀 벽을 향해 걸어라니까요! 아~ 또 깜박했네. 오늘도 나의 잔소리에 남편은 궁색하게 변명한다. 가끔 욕실에서 밖을 향한 샤워꼭지로부터 물세례를 받은 나는 밖으로 향한 샤워꼭지를 볼 때마다 잔소리를 해왔다. 왜 맨날 말하게 하는 거에요? 알았어, 명심할게. 뭐 그깐 걸 명심까지 해야 되나 그냥 벽을 향하게 걸면 되지. 아, 그게 명심해야 돼. 난 샤워꼭지를 벽에 고정해 놓고 사용하거든 그래서 끝나고 명심하지 않으면 잊어버려. ... 아, 난 남편의 샤워기 사용습관이 나와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을 왜 하지 못했을까? 어렵지도 않은 일로 나를 불편하게 한다며 배려심이 부족해서라고 남편을 몰아세우기만 했지 왜 안 되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단 한 번도. 2014.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