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23일 수요일 19:00
‘서성이다’ 세 번째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눈
“쾌락독서”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유쾌한 책 읽기 ‘쾌락독서’는
내 인생의 책읽기를 돌아보게 하였다.
소년중앙의 별책 부록인 요괴소년에 매료 되어 친구에게서 빌려온
만화책을 장롱 밑에 숨겨 놓고 엄마 몰래 보았던 초등시절
마을에 사시는 선생님 댁에서 빌려온 크라운판 세계명작을
밤을 새워 읽으면서 외워지지 않은 주인공들의 긴 러시아식 이름에
애를 먹었던 중학생 시절
샤르트르의 구토를 읽으며 감동 받았다는 친구 얘기를 듣고
나도 읽어보려 시도 했으나 도무지 이해가 안 되어 열등감을 느꼈던 여고 시절
에로틱한 소설들을 읽을 때면 성관계묘사에 나도 모르게 얼굴이 빨개지고
행여 누가 볼까봐 가슴 졸이면서도 천천히 다시 한 번 읽어보았던 대학시절
서광서점을 드나들면서 교육관련 서적을 찾아 읽으며
나의 교육관을 정립해 가며 가슴 뛰었던 교사시절
그리고
뒤늦게야 책을 통해 사회현상에 눈을 뜨며
자각하지 못하고 행동하지 못했던 젊은 날이 부끄러웠던 중년시절
책을 읽고 함께 얘기 나누며 나만의 세계에 갇히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함께 나누는 독서모임을 하고 있는 현재의 나
그동안 난 늘 내 사유의 지경을 넓히고
나를 성장시키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책을 많이 읽으면서도 내가 성장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에 젓기도 했었다.
좀 더 자유롭고 그저 쾌락을 위한 독서는 안 되는 걸까?
문유석의 ‘쾌락독서’는 그것에 대에 말한다.
어떤 책이든 자기가 즐기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
함께 얘기를 나누며 책 한 권을 사서 자신이 좋아하는 선암사에 가서
읽고 싶다는 자유로운 감성을 지닌 그녀의 얘기를 들으며
많이 경직되어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커피두 잔 값으로 타인의 삶 중에서 가장 빛나는 조각들을 엿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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