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11일 토요일
의료 봉사활동
지난번 미용실에서 봉사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손님 중의
순천병원 간호사 한 분이
순천병원 자원봉사팀이 우도에 의료봉사활동을 가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전해 왔다.
그것 참 좋은 일이다 싶어서
전화번호를 가르쳐 드리고도 설마 했는데
며칠 후에 전화가 오고 드디어 오늘 봉사활동을 하게 된 것이다.
오전 8시 30분에 청암대학교 앞에서 만난 봉사단원들은
승용차 다섯 대에 나누어 타고 있었는데
그 수가 무려 20여 분이나 되었다.
마침 비가 내리고 있어서 조금 불편하기는 하였지만
잠시 학교에 들러 커피를 한 잔 씩 마신 후
함께 온 자녀들은 학교에 남겨두고 마을 회관으로 갔다.
봉사활동을 자주 다녀본 덕분인지
순식간에 상을 움직여 접수데스크와 진료대로 꾸미고
현수막을 내 걸으니 마을회관이 병원으로 바뀌었다.
이장님의 방송에 의해 한 분 두 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나오셨다.
혈압과 당뇨를 체크하고
치과 내과로 나뉘어 진료를 한 뒤
비타민제가 든 영양제 주사를 놔드리고
근육통에 쓰일 파스와 상비약을 나누어 드리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아하셨다.
젊은 사람들을 제외한 노인 분들이 3~40여분 다녀가시고
준비해온 김밥을 나누어 먹고 있는데
이장님께서 낙지, 꽃게, 새우 등을 삶고 밥과 나물, 김치 등을 가지고 오셨다.
오히려 폐를 끼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이장님과 마을 사람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서 마련한 것이라니
나 또한 기분이 좋기는 하였다.
우도에 근무하는 동안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
무언가 해 드릴 수 있는 일이 없나 고민하던 중
좋은 사람들이 인연이 되어 실천하게 된 봉사활동,
봉사하는 사람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받은 사람은 받은 대로 감사를 표하니
서로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한 나로서도 참으로 가슴 뿌듯한 하루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일주일 동안 일하고 나서
휴일이면 쉬고 싶을 텐데도 휴일을 반납하고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서 봉사활동을 다니시는 그분들을 보며
반 백년의 삶을 살면서
봉사활동 한 번 제대로 해 보지 못한 내 자신을 돌아보니
부끄럽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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