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단일기(2008~2009)

미용 봉사 활동(나르샤 미용실)

pjss 2009. 6. 16. 12:28

2009년 6월 14일 일요일


미용 봉사 활동


순천에 ‘나르샤’ 라는 내가 다니는 미용실이 있다.

하루는 미용실 원장님께서

우도 이야기를 듣고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참 좋은 생각이다 싶어서 지난겨울부터 추진하려 했는데

물때가 맞지 않아서 차일피일 미루다

드디어 오늘 미용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


마을 이장님께 일주일 전에 방송을 해 달라고

부탁을 해놓고도

몇 사람이나 호응을 해줄 런지

가기 전에 미리 걱정이 되기도 하였지만

아침 일찍 서둘러 기정 떡과 수박을 사서

준비를 하고 우도로 향했다.


원장님의 자녀와 함께 일하시는 분, 그리고 그 분의 자녀들까지

다섯 명에 남편과 나를 포함한 일곱 명이

승용차에 올라 우도로 향했다.


우도 입구에 도착하자

넓은 갯벌에 널려 있는 고동을 보며 탄성을 지르며 잡고 싶어 하여서

마을 앞쪽에 있는 바닷가로 나가서 고동을 30여분 잡았다.

그동안 가꿔놓은 텃밭의 상추와 고추를 따서

점심으로 삼겹살을 구워 먹은 후

약속한 시각 오후 1시에 마을 회관으로 갔다.


이장님이 다시 한 번 방송을 하자

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순식간에 20여 분의 사람들이 줄을 서 주셨다.

모처럼 마음먹고 하는 행사인데

호응이 되지 않으면 어쩌나 했던 걱정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차려 놓은 기정 떡과 수박을 드시며

텔레비전에 나올 때처럼 예쁜 짓을 한다고

칭찬을 해 주시는 할머니들 덕에

절로 어깨가 으쓱해지기도 하였다.


처음에는 어색한 듯이 의자에 앉았지만

개운하게 잘라진 머리를 보고는

좋아라하며 웃음을 지어 보이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아주머니들을 보며

보람을 느끼기도 하였다.

스무 분 남짓한 사람들이라도 두 분이서 자르니

한두 시간에 다 할 수 있었다.


모처럼 맞은 휴일에 집에서 쉬고 싶으실 텐데

휴일을 반납하고 봉사활동을 해주시는 것도 고마운데

한 달에 한 번씩 찾아와 머리를 잘라 드리고 싶고

다음에는 파마도 몇 분에게는 해드리고 싶다는 원장님이

한없이 고맙기도 하였다.


오후 세 시 쯤에 다시 학교로 돌아와

고동을 삶아서 까먹으며 다음을 약속하였다.


그동안 우도에서 일 년을 넘게 근무를 하면서도

마을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해주지 못해

늘 아쉽기만 하던 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휴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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