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단일기(2008~2009)

내가 가장 자랑스러웠던 적은?

pjss 2008. 10. 23. 00:38

2008년 10월 16일 목요일


자신이 가장 자랑스러웠던 적은?


고흥교육청 상담교사께서 순회교육을 오셨다.

1학기에는 본교만 다녀갔었는데

작년에 나와 함께 상담공부를 했던 선생님께서

우도분교장에 아는 선생님도 계시고

도서벽지의 아이들일수록 상담활동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2학기부터는 우리 학교를 방문하여 교육활동을 하겠다고 하셨다며

지난 9월에 간식을 한 보따리 가지고 방문하시더니

드디어 오늘 첫 수업을 하게 된 것이다.


아이들은 상담선생님과 함께

별칭 지어 부르기를 시작으로

나의 인터뷰하기, 수호천사 활동하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자신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 보고

자신을 이해하고 또 표현하며

언니, 오빠, 동생들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가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의 인터뷰를 하는 시간에

“자신의 일생에 가장 자랑스러웠던 적은 언제인가요?”

하는 질문에 5학년 영순이와 1학년 세은이가

“한자 급수 합격증을 받았을 때”

라는 대답을 하였다.

그러자 다른 대답을 하였던 진상이와 은애, 영은이도  덩달아

“나도 그때가 자랑스러웠는데.....”

하며 그 대답을 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것이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한자를 지도하는 목적은

한자를 통해 우리말을 쉽게 이해하며

어휘력 확장을 통해 국어사용능력을 높이고

다양한 교육활동이나 경험으로부터 소외된 아이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

는 자신감을 갖게 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처럼 아이들이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계기가 되었다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얼마 남지 않은 6급 급수시험을 위한 준비를 하면서

동생들보다 오히려 뒤쳐지는 영은이와 영순이를 생각하니

한자급수시험으로 인해 자신감을 갖기는커녕

더 큰 좌절감을 안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가 되기도 한다.


아,

모든 아이들의 또 한번의 자랑스러움을 위해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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