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22일 월요일
청출어람
우리 반 세은이와 진상이는
1학기부터 매일 한자를 두 자씩 익히고 있다.
전라남도 교육청에서 발간된 자료를 이용하여
12급부터 한자를 익히고
방과후학교 교육활동 시간을 통하여
언니들과 함께 더 많은 한자를 익혀왔다.
오늘은 배운 한자를 활용하여
일기를 써 보자고 하였다.
그런데 막상 아이들의 일기를 보니
한자말을 사용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낱말이거나
배우지 않은 말이 많아서
아이들이 한자로 일기를 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지만
한 번 꺼낸 이야기니 그대로 시행을 해 보자는 생각에
날짜와 요일을 한자로 쓰고
내용 중에서는 세 낱말 정도만 쓰면 된다고 하었다.
그랬더니 평소에 무엇이든지 욕심이 많고 적극이며
승부욕이 강한 우리 진상이는
저녁밥을 夕食이라고 표현을 한 게 아닌가?
아, 석식이라!
평소에 한 번도 석식이란 표현을 써 보지 않았는데도
저녁과 밥이라는 낱말을 따로 구분하고
그에 따른 한자를 쓰니 석식이란 낱말이 저절로 된 것이다.
낱말을 한자의 음으로 써보라고 한 교사의 의도를 넘어서
한자의 뜻을 가지고 낱말을 쓴 진상이는
분명 청출어람이 아니고 그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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