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산책/책의 향기

끊임없는 지적호기심으로 내면의 성장을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pjss 2011. 5. 27. 15:22

 

 

2011년 5월 27일 금요일

 

끊임없는 지적호기심으로 내면의 성장을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난 늘 나 자신의 독서력에 불만이 많다.

책을 읽으며 공감이 되는 부분에 밑줄을 긋기는 하지만

다 읽고 나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도 힘들고

읽은 책을 남에게 전달하려고 하거나

글을 쓸 때 인용해보려고 하면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책 읽은 티를 좀 내어 보고 싶은데

말을 할 때도,

글을 쓸 때도,

문학적 소양을 갖추기는커녕

좀 더 수준 높은 고급(?) 언어 사용이 안 되고,

어떤 사안에 대해서 확실한 견해를 갖지도 못하며

나의 의견을 주장하는데도 명확한 근거를 대지 못한다.

 

이러한 나의 고민을 털어놓으면 어떤 사람은

콩나물시루에 물을 주면

물이 시루 아래로 다 빠지지만 콩나물은 잘 자라듯이

지금 당장 활용하지 못한다고 해도

네가 읽은 책이 너의 자양분이 되어 너의 인격을 만들어 갈 거라며

위로 아닌 위로를 해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난 항상

나에 비해 책도 잘 보지 않으면서도

나보다 훨씬 논리적인 남편이 부럽고

논쟁을 할 때면 더욱 차분해지며

조리 있게 말 잘하는 친구도 부럽고

같은 현상을 보고도

시적인 표현을 하는 문학적 소양이 다분한 사람도 몹시 부럽기만 하였다.

 

그러면서 언젠가부터 이건 독서의 문제가 아니라

타고난 성향의 문제라고 치부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이권우님의 ‘책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에서 소개된

다치바나 다카시의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를 읽고서는

나의 그런 생각이 얼마나 비겁한 위로였는지 깨달았다.

 

저자는 하나의 테마에 대해 책을 읽을 때는

책 한 권으로 다 알려고 하지 말고

반드시 비슷한 관련도서를 몇 권이든 찾아 읽어야 한다고 하였다.

 

물론 저자는 글을 쓰기 위해서이기는 하지만

몇 권에서 수십 권의 전문 서적을 독파하며

자기만의 논지를 정하고 그것을 입증해가며

전문성을 갖추어가는 힘겨운 작업들을 하는 것이었다.

 

저자가 초등학교시절부터 읽어온 독서량을 보며

나는 과연 책을 읽었다고 할 수 있을까

부끄러운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였다.

 

오토마톤화된 자신에게 만족하지 않고

지적욕구를 항상 새로운 것을 향해 돌리는 인간이야말로

지속적인 내면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며

진정한 의미에서 이런 삶의 방식이야말로

인간으로서 보다 잘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은

 

저자의 초․중등학교시절의 독서량에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는 나의 궁핍한 독서량과

그나마 제대로 된 책읽기를 해보지도 않았으면서

자신에 대한 불만만 가득했던 나에게

끊임없는 지적 호기심으로

자신의 전문성의 영역을 넓히고

지속적인 내면적 성장을 이루라는 채찍이 되기도 하였다.

 

여기에서 오코마톤이란

어떤 내용이 입력되었을 때 자동적으로 특정한 출력이 이루어지는 구조로

 

지적 욕구의 수준이 낮은 사람은

자신의 오토마톤 현상에 만족하여 곧 학습에 대한 의욕을 상실하여

새로운 것은 이제 더 이상 배울 필요가 없으며

자신이 지금까지 배운 것만으로도

충분히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지적 욕구의 수준이 높은 사람은

오토마톤화 되고 나면 자신의 의식을 새로운 것으로 이끌어

다음에는 이것을 , 그 다음에는 저것을 학습하려고 찾아 나선다고 한다.

 

-다치바나 다카시 님의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