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15일 일요일
사랑을 만난 아가씨처럼
- 책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 -
지난 4월 말쯤
뜻하지 않게 우리 지역교육지원청에서 실시하는
컨설팅작학협의회 컨설턴트가 되었다.
내게 주어진 분야는 교실수업개선과 독서 및 독서토론 분야였다.
평소에 제대로 된 책읽기를 하고 싶은 마음과
논리적인 글쓰기 및 토론에 관심을 갖고 지도는 하고 있었지만
늘 미흡하다고 여겨온지라 컨설턴팅이라는 과제를 접하고는 참으로 난감하였다.
컨설턴트는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컨설팅 요청자가 지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다양한 방법의 안내를 하며 도와주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나의 역량이 턱없이 부족한 까닭에
그동안 읽었던 독서 및 토론 관련 책을 다시 읽어 보았지만
손에 잡히는 그 무엇이 필요하였다.
‘어떻게 하나?’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독서 관련하여 읽은 책 중에서 나의 마음에 크게 와 닿았던
‘책 읽는 교실’과 ‘토론하는 교실’의 저자인
여희숙 선생님을 만나 뵙기로 작정을 하고는 전화번호를 수소문하여 약속을 정하였다.
선생님께서는 서울로 올라가겠다는 내게
광주에 볼 일이 있어서 내려오니 그때 만나면 좋겠다는 배려를 해주셨다.
5월 10일 광주 상록회관에서 선생님을 만났다.
단아하면서도 온화하고 기품 있는 모습에 난 첫눈에 반해버렸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 분의 해박함과 깨어 있는 의식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선생님은 진정으로 책을 읽은 사람다웠다.
선생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나도 책을 열심히 읽어 내면을 가꾸고 발전시켜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5월 12일 이루어진 컨설팅은
선생님께 얻은 정보를 제공하고 안내하여
걱정했던 것보다는 높은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의 타는 듯한 갈증은 해소되지 않았다.
책을 읽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기도 하고
독서지도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고 싶어서
학교에서 독서모임을 만들어 보려고 했으나
통기타 연수를 하고 있는 신규교사들의 관심을 끌어내지 못하였고,
학부모들과 지역민이라도 함께 꾸려 보려 했으나
남들의 수군거림이 조심스럽다며 주저를 하였다.
그래서 관내에서 독서연구학교를 운영 중인 학교에 전화를 해서
연구부장 선생님과 통화를 했더니
교육청에서 권장하여 독서동아리를 만들어 놓고는 있으나
연구학교 공개일이 임박하여 너무나 바쁜 나머지 모임을 가질 엄두를 못 내고 있단다.
6월 2일이 지나면 모임을 시작한다고 하여 그때 참석하고 싶다고 하였다.
교사 친구들로 이루어진 모임이 있는 날이어서
모임에 나가 독서모임 얘기를 꺼내고 싶었지만
과연 호응을 해 주는 친구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조심스럽기만 하여
차마 엄두를 못 내었다.
그런데 마침 맹장염 수술을 하고 있는 친구의 병문안을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리딩을 리드하라’는 책을 발견하였다.
얼른 살펴보니 책읽기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내용이었다.
마침 잘 되었다 싶어 내가 얘기를 꺼내었다
다행히도 다른 친구들이 ‘웃어라 동해야’를 보고 있는 동안
창의, 인성, 독서, 토론 네 가지의 화두를 가지고
두 명의 친구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리하여 함께 독서 모임도 갖고 연수가 있으면 함께 참석하자고도 하였다.
5월 28일 북스타트에서 실시하는 서울 책날개 연수를 신청해 놓았으니
다녀와서 함께 만나 연수 내용 전달도 하고 얘기를 나누기로 하였다.
집에 오니
연수를 위해 주문한 이권우 선생님의 ‘책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가 도착해 있었다.
아, 책을 읽어가며 난 또 감격하고 말았다.
책을 읽는 일이 국어사용능력의 향상 외에
어떻게 창의성과 바른 인성에 기여할 수 있는지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해 왔던 것들이 확실하게 잡히는 것이다.
특히 상상력이란 말의 또 다른 뜻을 접하며
꽝! 하고 뇌리를 한방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상상력이라 하면
난 과학과 연계한 아니면 문학과 연계한 상상력쯤으로만 생각해왔었는데
타인에 대한 이해라니..
결국 소통을 위한 독서를 강조하는 이 한마디가
나의 의식을 통째로 흔들어 놓으며
그 어떤 백 마디의 말보다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독서가 필요한 까닭을 대변하는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밑줄을 긋고,
밑줄 그은 내용을 여희숙 선생님께 받은 ‘보물상자’에 옮겨 적으면서도,
2주 후에 있을 이권우 선생님과의 만남을 기다리면서도
난 사랑을 만난 아가씨처럼 들떠 설레고 있다.
아, 참 행복하다.
이권우 님의 ‘책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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