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그리고 나/나의 이야기

아니, 벌써?

pjss 2008. 7. 3. 21:40
 

2008년 7월 3일 목요일


‘아니, 벌써?’


아침 형 인간이 성공한다는데

나는 아무리 봐도 아침 형 인간은 못된다.

밤에는 한 시, 두 시가 아니라 세 시까지도

끄떡 없이 견디는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왜 그리도 힘이 드는지........


더구나 올해 우도에 들어오고는

그 습관이 점점 더 깊어져 가고 있다.

그래도 순천에서 4~50분 거리를 출퇴근할 때는

아침 6시 경이면 어김없이 눈을 떴다.

비록 30여 분을 TV를 켜 놓은 체

한쪽 눈만 떴다 감았다 하기를 수없이 반복하다

6시 30 분이 되어야 어쩔 수 없이 일어나 서둘러

아침을 먹고, 화장하고 집을 나서기는 했지만.


그런데 지난 3월부터

출근 시각과 물때가 맞지 않아 하루 이틀

우도에서 생활하다보니

늘어지게 늦잠을 잘 수 있다는 좋은 점을 놓치기 아쉬워

이제는 아예 물때와 상관없이 일주일을 우도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놈의 섬 생활 또한

늦잠 자는 나를 그냥 내버려두지만은 않는다.

아침 일찍 옆방 선생님이 키우는 개가 짓기도 하고

어느 날은 동네 이장님이 일찍부터 안내 방송을 하는가 하면

또 새벽 기도에 길들여진 부지런한 우리 엄마가 전화를 해서는

잠에서 덜 깬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내게

어디가 아프냐며 성화이기를 십상인 것이다.


어제 아침에도 한바탕 엄마와 소란을 피운 탓에

엊저녁엔 휴대폰 벨소리를 가장 작은 소리로 줄여놓고 잠을 잤다.

느닷없이 울어대는 벨소리에 깜짝 놀라서 깨지 않으려고.

그런데 이건 또 뭔 일이당가?

오늘 아침엔 일찍부터 ‘삐요 삐요~’

메시지를 알리는 소리가 단잠을 깨운 것이다.


안구 건조로 인해 빡빡한 눈이 떠지지도 않아

위아래가 딱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눈꺼풀을

억지로 두 손가락으로 벌려 인공누액을 넣고

가까스로 실눈을 뜨고 확인하니 문자가 잘 보이지도 않는다.


다시 눈을 감았다 진정을 시키고 다시 천천히 눈을 떠서 확인하니

이건 또 무슨 아닌 밤중에 홍두깨?

‘박점숙님, 생일을 축하합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7월 3일

“에이 짜증 나, 내 생일은 음력이란 말이야.”

나도 모르게 휴대폰을 내 던지고 다시 잠을 자려고 하는데

‘아니 벌써?’

어느 새 시각이 8시에 임박하고 있다.


‘미녀는 잠꾸러기라는 데’

‘아침에 잠을 푸욱 자 둬야 하루가 개운한 데.’


내 안의 온갖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고

후다닥 일어나는 수밖에.......

 

'가족 그리고 나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 내게도 이런 행운이......’  (0) 2008.07.07
'휴우~'  (0) 2008.07.07
인고의 꽃  (0) 2008.07.02
나즈막이, 그러나 당당하게  (0) 2008.06.30
쓰디 쓴 보약을....  (0) 2008.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