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이야기/친구야!(풍향골)

함께 할 수만 있다면

pjss 2008. 6. 29. 18:36

2005년 7월 30일

 

잘들 지내지?

난 요즘 산에 가는 재미에 푸욱 빠져 있다.
연초(1월 4일)에 한라산 등산을 할 때만 해도
기어코 백록담을 보고야 말겠다는 오기로
왕복 19.6km를 기를 쓰고 다녀왔었는데..
(다리가 아파 며칠 간 죽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내 남편이 키도 크고 늘씬한데
어느 때부턴가 배둘레햄(?)이 되어가고 있단다.
아무리 운동을 시켜보려고 해도 천성이 게을러서(?)인지
도대체가 휴일엔 텔레비젼 앞에 누워있기만 하려는 거야.

난 천성이 부지런(?)해서 텔레비전 앞에 누워있거나
낮잠을 자면 머리가 아파버리거든(후후)
그래서 일요일 오후쯤이면 내가 짜증을 내기 시작하고
내 남편은 나의 눈치를 보기 시작하더니 몇 해 전부터는
드라이브로 남도를 누비고 다녔단다.
그러니 더욱 배는 불어나고...

급기야 올해 4월 15일부터 산엘 가자고 제안을 했단다.
내 남편 어떠했겠니?
온갖 핑계는 다대고,
맛있는 거(오이, 연양갱, 오징어, 살구, 자두, 복숭아 등) 안 가져가면 안 되고,
가기 전부터 엄살 피우고,
배낭도 내가 메고,
맨 날 그만 가자고 하고....
(어휴, 스트레스!!)

그래도 어쩌겠니?
현모양처(?)인 박점숙, 하늘같은 남편을 위해
주일마다 산엘 갔더니
(울릉도에 가서도 성인봉에 올랐다.)
이제 산이 얼마나 좋은지 쬐끔은 감(?)이 오는 거 같다.
늘 3-4시간 걸리는 코스를 다니다
지난 주일엔
지리산 뱀사골 계곡을 타고 삼도봉(왕복 19km)엘 다녀왔는데
정말이지 금강산이 이보다 좋을까 싶더라.
서울에 사는 너희들도 생각나고...

산에 가기 시작한지 3개월 반밖에 안 되었는데도
나의 배가 훨씬 얇아져
환상(?)의 몸매가 만들어져가고
몸무게도 2kg이나 빠지더구나.
내 남편은 억지로 끌려가더니
이제 싫던 좋던 주일엔 산에 가야한다는 생각을 겨우 할 정도이니
뱃살 탈출은 아직 먼 것 같아.

숲이 우거진 여름 산이 그렇게 좋은 줄 몰랐던
예전엔 뙤약볕에 산에 간다는 자체가
정말 이해가 안 되었었는데
이제 여교사 모임이나 친구들 모임에도 꼭 산행 스케줄을 넣고 싶어지더구나.

아, 너희들도 내려와
함께 지리산 그 좋은 곳을 가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대학원 공부하느라 여름방학을 날려버렸지만
난 오늘도 내일의 산행을 위해
부지런히 청소하고, 빨래하고 과제를 하고 있다.

언젠가는 너희들과 함께 해야지. 꼬옥!!

'친구이야기 > 친구야!(풍향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제야 끝났다.  (0) 2008.06.29
오랜만의 여유  (0) 2008.06.29
동창생이 좋아!  (0) 2008.06.29
빛고을에 다녀와서  (0) 2008.06.29
풀잎동요마을을 아니?  (0) 2008.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