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단일기(2008~2009)

그네를 타고 싶어요

pjss 2008. 6. 29. 12:05

 

 

그네를 타고 싶어요

2008년 3월 25일 화요일

학부모회의를 했다.
학부모회의라고 해 봤자 모두 세 분이다.
오후 2시가 되자 두 분의 어머니와 할머니께서 오셨다.

새로 부임한 선생님과 학부모 간의 인사가 끝나고
현안 문제인 급식 관계 협의를 했다.

학생 수가 적은 관계로 급식 제공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봉사와 협조가 적극 필요하다는 인식을 새롭게 하며
학교에 건의 사항을 말씀하시라고 했다.

“그네를 설치해 주면 좋겠어요.”
“네?”
“아이들이 그네를 타고 싶어 해요. 그래서 본교에 한 번쯤 갈 때면 제일 먼저 그네로 달려가곤 한답니다.”
“아, 그래요.”

난 솔직히 운동장에 그네가 없는 줄 아직까지 몰랐다.
학교를 몇 번 둘러보기는 했으나
그네가 있는지 없는지 다른 놀이기구는 있는 건지 별 관심 없이 봐 넘겼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다시 한 번 운동장을 둘러보니
아이들이 타고 싶어 하는 그네가 보이지 않았다.
미끄럼틀도 있기는 하나 올라가는 계단의 손잡이가 부러져서 위험해 보이고
정글짐이며, 구름사다리, 회전그네도 보이지 않았다.
‘아, 아이들은 놀이기구가 타고 싶었구나.’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아니 관심이 있는 만큼 보이는 건 아닐까?
아이들이 섬에서 자라면서 경험해 보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일까?
보고 싶은 것은, 먹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좀더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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