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산책/책의 향기

어쩜 우리의 11월과 닮은 - 늦어도 11월에는 -

pjss 2008. 6. 29. 03:50

 

 

늦어도 11월에는

 

                - 한스 에리히 노삭 - 

 


11월의 첫날

월간 ‘순천’ 11월호에서 추천한

‘늦어도 11월에는’

책을 읽었다.


자신의 남편의 회사에서 주는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작가로부터

“당신과 함께라면 죽어도 좋겠습니다.”

라는 한 마디의 말을 듣고는

자신의 부와 명예, 가족

그리고 어린 아들마저도 버리고

남편과 시아버지께 떠나겠다고 당당하게 말하며

그 남자를 따라 나선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난 책을 읽으면서 늦어도 11월에는 무엇을,

어떡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했었다.

그런데 그것은 작가가 늦어도 11월에는

자신의 작품을 완성하여

그 여자를 위해 무대에 올리겠다는 것이었다.


결국 여자는 시아버지의 권유로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남편도, 주변 사람들도, 심지어는 본인조차도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일상의 생활을 계속하지만

11월이 되어

작가의 작품은 무대에 올려지고

그 작가는 또 그렇게 당당하게

여자가 타고 싶어 했던

빨간 폭스바겐을 몰고 와서는

여자와 함께 떠난다.


여자와 작가가 떠난 얼마 후에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와

그들의 죽음을 알리며

얘기는 끝을 맺는다.


얘기가 끝난 후에도

한동안 책을 덮을 수 없는

‘늦어도 11월에는’은

어쩜 우리의 11월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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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일이란 언제나

아주 사소한 일에 좌우되게 마련이다.

그건 도무지 예측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정작 중요한 일은 늘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기 때문에

닥쳐도 별로 놀랄 일이 없지만

작은 일들은......


- 한스 에리히 노삭의 《늦어도 11월에는》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