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4일 목요일
"와, 상장까지!"
며칠 동안 계절을 거꾸로 가듯 포근한 날씨가
산등성이의 진달래와 길가의 벚나무에 때 아닌 꽃을 피워
진기한 풍경을 연출하는가 싶더니
지난 밤새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려
온 대지를 촉촉이 적셔 놓았다.
산허리를 감돌며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빚어낸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아침나절에
물때에 맞추느라 일찍 들어오신 집배원 아저씨로부터
우리 아이들의 합격증이 배달되었다.
다섯 개의 봉투를 받아들고 한 개씩 열어보는데
합격증 외에 또 한 장의 종이가 들어 있었다.
‘합격증이 두 장이 와버렸나?’
의아해하면서 자세히 살펴보니
90문항 중 88문항 맞힌 은애와 84문항을 맞힌 동은이는 우수상,
77문항을 맞힌 진상이는 우량상이 함께 온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한국어문어 홈페이지의 한자능력검정급수시험 요강에서
성적이 우수한 사람에겐 상을 수여한다는 내용을 본 것도 같았다.
어찌 되었든 합격한 사실만으로도 그토록 기뻐했는데
이제 우수한 성적의 상까지 받았으니
우리 아이들의 사기는 충천하고 자신감은 백 배 되겠지?
합격하면 아낌없는 격려를 하려고
미리 준비해둔 도서 상품권을 합격증, 상장과 함께 전달하면
입이 귀에 걸릴 아이들의 얼굴을 떠올리니
내 입이 먼저 귀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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