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받은 사랑, 갚아야 할 사랑
박완서
나는 내 손자들을 사랑하지만 지켜볼 뿐
나서고 싶진 않다.
내 손자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남아있다면
솜이불 정도가 아닐까.......
더울 때나 따뜻한 계절에 날치는 솜이불은 주책이다.
구박 받아 싸다.
평소에는 있는 줄도 모르다가
어쩌다 뼛속까지 시린 날이 있으면 생각나서
꺼내 덮을 수 있는 솜이불 한 채쯤이고 싶다.
그러나 더 바라는 건
그 애들에게는 솜이불이 아쉽지 않게
온화한 날만 계속 되는 것이고
솜이불이 없어도 웬만한 추위는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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