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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받은 사랑, 갚아야 할 사랑

pjss 2008. 7. 18. 12:24

 

 

내가 받은 사랑, 갚아야 할 사랑

                                                        박완서


나는 내 손자들을 사랑하지만 지켜볼 뿐

나서고 싶진 않다.

내 손자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남아있다면

솜이불 정도가 아닐까.......


더울 때나 따뜻한 계절에 날치는 솜이불은 주책이다.

구박 받아 싸다.

평소에는 있는 줄도 모르다가

어쩌다 뼛속까지 시린 날이 있으면 생각나서

꺼내 덮을 수 있는 솜이불 한 채쯤이고 싶다.


그러나 더 바라는 건

그 애들에게는 솜이불이 아쉽지 않게

온화한 날만 계속 되는 것이고

솜이불이 없어도 웬만한 추위는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