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월 2일
시작이 반이라 했던가?
연수 시작한 지가 벌써 나흘이다.
잘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대꾸하다보니
하루하루 시간이 잘도 간다.
처음엔 내 사랑하는 티코를 타고
다니려고 했는데
마침 대형버스가 다녀서
편하게 통근을 하고 있다.
오늘은
같이 연수받는 선배 선생님의 남편께서
위문 차 오셔서
근사한 곳에서 점심도 사주시고,
풍광이 좋은 길로 안내하시며
주인없는 멋진 카페에서
차도 마시고,
차 안에선 또 구수한 Y 담으로
어찌나 즐겁게 해주시던지....
함께 사는 아내에 대한 배려가 극진하신
그 남편분 참으로 멋지더구나.
난
오늘 자유부인이다.
아들 국인이는 공부하라고 멀리 쫓아버렸고
딸 국화는 할머니 댁에,
남편은 어떤 모임에서 1박2일로 여행을 가버렸다.
아,
무슨 일을 할까?
이것 저것 아무리 생각해도
신통치가 않아서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 카페를 찾았다.
참 딱도 하지?
평소엔 그렇게 하고 싶은 일도 많더니
막상 이렇게 혼자가 되니
방-콕이라니 원....
그런데
이렇게 나만 혼자 조용한 공간에서
거침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도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밤
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