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9일 월요일 "아, 더위야! 조금만 더디 오면 안 되겠니?" 아침부터 안개가 끼어 하늘과 땅의 구분이 어렵더니 오후가 되어 장마철처럼 후덥지근하였다. 우리 학교는 교실이 세 칸인데 자세히 보면 교무실을 겸한 우리 교실이 한 칸이고 3~4학년 교실이 반 칸, 컴퓨터실 겸 5학년 교실이 한 칸이니 두 칸 반인 셈이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라서 겨울엔 바람이 세고 추위가 심하지만 여름엔 창문만 열면 시원할 것 같은데 그게 영 그렇지가 않다. 지붕이나 벽면을 만들 때 단열처리를 잘못한 때문인지 기온이 조금만 올라가도 오후가 되면 푹푹 찌는 더위에 등줄기와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일쑤이다. 우리 학교의 세 교실 중에 우리 교실에만 냉, 온풍기가 설치되어 있다. 지난 3월엔 석유난로를 때는 옆 교실과는 대조적으로 우리 교실만 온풍기를 켜는 게 참으로 미안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석유난로는 그 위력이 대단하여 온풍기를 때는 우리 반보다 옆 교실이 더 따뜻하여 그 미안함이 감소되기는 하였다. 그런데 더위를 쫓는 데야 어찌 선풍기와 에어컨이 비교가 되겠는가? 아무래도 여름은 가까워오고 올 여름은 다른 해보다 훨씬 덥다고들 하기에 지난번 본교에 가서 분교장 업무협의를 할 때 교장 선생님께 에어컨을 구입하고 싶다고 했더니 허락을 하셨다. 그래서 지난주에 조달청에다 에어컨을 주문했는데 글쎄 그게 한 달이나 후에 설치된다고 하니 에어컨을 두고 안 켤 수도 없고 에어컨을 켜자니 우리 반만 특혜를 누리는 것 같아 마음이 이렇게 불편하니 어쩌면 좋단 말인가? 하지만 점심시간이 끝나자 더위도 아랑곳없이 운동장에서 뛰어놀다 땀을 뻘뻘 흘리고 들어오는 세은이와 진상이를 핑계로 에어컨을 켜기는 했으나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즉에 주문을 할 걸' 이제 와서 후회해도 때는 이미 늦었으니....... "아, 더위야! 조금만 더디 오면 안 되겠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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