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26일 금요일
아들의 라식 수술
지난 1월 3일
2년 동안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던 아들이
짐을 챙겨서 집에 내려왔다.
2학년을 마쳤으니 휴학을 하고 입대를 한단다.
‘제발, 철 좀 들어라.’ 싶어서
하루라도 빨리 군대에 가라고 재촉하는
이 엄마의 말은 귓등으로 흘리고
어떻게 하면 안가는 방법이 없나 벼르더니
급기야는 시기를 다 놓치고 4월 3일에 간단다.
그래도 막상 입영 날짜를 잡았다고 하니
마음 한구석이 싸아~하였다.
평소에 안경을 끼던 아들이
대학에 가서 렌즈를 끼고 다니더니
이제 군대에 가니 라식 수술을 해 달랬다.
여기저기 알아보다 마침 아는 사람이 서울에서
안과를 하고 있어 24일 서울에 가게 되었다.
아침 6시 40분 버스를 타고 가서 서울에 도착하니 11시경
용인에 사는 친구가 시골에서 올라온 친구를 걱정하여
병원 근처에 호텔을 잡아두고
마중을 나와 함께 병원에 갔다.
오전에 검사를 마치고 오후 4시에 수술을 한다고 하였다.
-6의 고도 근시인 아주 나쁜 조건이긴 하나 다행히도
각막의 두께가 두꺼우니 마이크로 라식을 하여
혹시라도 시력이 다시 나빠지면 2차 수술까지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럴 확률은 10-15%정도..
마이크로라식이라 일반라식보다 비용도 추가가 되었다.
그리고 망막 검사를 했는데 왼쪽 눈의 망막에 구멍이 작게 생겼단다.
그게 조금 크면 대학병원으로 가서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해야 하는 건데
다행히도 일찍 발견해서 레이저로 치료가 가능하다며 치료를 해 주었다.
참 이거 원.....
검사를 마친 후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와서
오후 4시에 수술에 들어갔다.
수술 시간은 약 15분 정도
수술과정을 대기실 모니터를 통해 비춰 주었다.
눈의 각막을 걷어 내고
쓸어내는 장면이 보여 지는데
아들의 눈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미어지는 것 같았지만
혹시라도 잘못되지 않을까 싶어 조마조마하며 지켜보았다.
한쪽 눈을 마치고 다른 쪽 눈을 하려는데
갑자기 화면이 흐려지며 멈추어 버리는 게 아닌가?
그 순간 내 가슴이 철렁하며 ‘뭔가 잘못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불안함을 견디기가 무척 힘들었다.
한 5분여 되는 그 시간이 어찌나 그리도 길던지....
다행히도 수술과는 상관없는 일이었고
수술은 잘 되었다고는 했으나 어쩐지 찜찜한 기분이 가시지 않았다.
의심이란 건 하려고 들면 눈덩이처럼 불어나지 않던가?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나보다 훨씬 좋아진 아들의 시력과
통증도 가시고 상처도 없는 눈을 보고
다시 병원에 들러 검사를 하니 마음이 놓였다.
아직은 밖에 나갈 때 선글라스를 끼고
저녁에 잠을 잘 때면 눈을 비비지 않기 위해서
투명 반구의 안대를 하고 자지만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끼던 안경의 불편함에서
이제야 벗어나게 된 아들이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어쩐지 마음 한 구석 미안함이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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