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이야기/친구야!(여자만)

꼬옥 꼭 약속해 !!!

pjss 2008. 6. 29. 03:43
 


2006년 9월 9일 토요일


이번엔 또 누가 나올까?

이번엔 또 무슨 얘기들을 나눌까?

모임 날을 받아놓은 그 날부터

마음은 이미 모임의 장소에 수천 번을 더 가 있었다.


산장으로 할까?

바닷가로 할까?

장소를 하나 정하는 데에도


꽃등심을 먹을까?

삼겹살을 먹을까?

몸보신을 위해 염소수육이 낫겠다.

메뉴 하나를 정하는 데에도


모두를 위하는 그 정성어린 마음 씀이

가득가득 배어 있었다.


수저 하나, 종이컵 하나까지 빠짐없이 챙겨온

점자와 미연의 손길과

된장무침, 묵은김치에

이쁜 부인의 사랑까지 챙겨온

태영이와 광득이의 정성으로

우리의 만남은 또 그렇게 시작 되었다.


늘 혼자서만 맞는 놀토라서

아침 일찍 남편의 출근을 배웅하고

서둘러 1차 접선지인 팔마체육관으로 가니

미연, 점자, 광득이가 먼저 와 있었다.

어제 모임이 있어서 함께 준비하지 못한 미안함에

늦게 온 죄까지 얹어서 곱으로 용서를 구하고

광득의 차에 몸을 실었다.


아, 광득의 운전 실력에

몸서리를 치며(?) 다다른 곳은 영남 바닷가!

새벽 4시경에 그물에서 건져 올려 다듬고 있다는

싱싱한 병어를 구해서

우리 만남의 장소에 가니 10시 30분이 다 되었다.


만남의 장소 선정공원에는

새벽 다섯 시경에 여수에서 출발하여

아침밥도 아직 못 먹고 있다는 태영이가

눈이 빠지도록 우릴 기다리며

염소 수육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 그러게 회장은 아무나 하나?)


솔, 상추, 방앗잎,

양파, 생강

다듬을 것도 많고

씻을 것도 많았다.


어려서 여자 형제 없이 자라

엄마를 많이 도와드렸다는 남종이가

상추를 씻어 가지런히 정리하는 폼이

주부인 나보다 훠-얼 낫다.

아마, 집에서도 사랑받는 남편 노릇

톡톡히 하고 살 것 같았다.


솔, 오징어, 방앗잎, 양파를 넣어

풋전을 지지고 있는데

도착한 여수 팀은

숨도 돌리기 전에 준비에 합세를 하였다.

이슬 여인 현숙이의

우아한 복장과 어울리지 않게

칼을 들고 전어의 비늘을 벗기고 있는 모습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한 스물댓 명쯤 모이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뒤엎고

서른 명의 친구가 참석한 가운데

우리 모임의 장소 바로 옆에 사시는

임제섭 선생님을 모시고

전어회, 병어회, 염소수육, 풋전 등을

앞에 놓고 동강중 6회 모임 그 세 번 째 날을 열어갔다.


우리의 모임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마련한

“만남”의 글과

임재섭 선생님의 회고를 겸한 축사로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고

한 잔 술과 안주로

오랜만의 친구와 나누는 옛 추억으로

테이블마다 사랑과 우정이 넘쳐났다.


늘 모임에 좀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못해 고파하는 회장 태영이,

식당에서 하면 쉬울 것을

경비 절약한다고 그 한 몸 희생을 마다않는 총무 점자.

병어며 전어를 기어코 자비로 내겠다고 우겨서

억지로 주느라 애를 먹게 하는 베풀기 좋아하는 광득이,

요리에 젬병인 총무를 도와 항상 젤로 고생 많은 미연이

너희들의 수고가 우리의 모임을 더욱 빛나게 하고

정이 뚝뚝 묻어나게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단다.


항상 우아하고 세련된 자태로

우리의 모임의 품격을 높이는 윤희, 성애, 춘심, 현숙의 패션은

선정 공원에서도 단연 으뜸이었다.


얼굴 가득 환한 웃음으로

보기만 하여도 행복을 전염시키는 난이, 순이야!

순천에서 출발할 때 발(?)이 없어 애 많이 태웠지?

다음엔 좀더 세심하게 챙길게 미안^^



멀리 광주에서 혼자서도 씩씩하게 참석한

우리 은심아!

네가 오지 않았으면 광주 체면(?) 어쩔 뻔했니?


아직 잠도 덜 깬 눈으로

오자마자 상추 씻느라 고생한 남종이,


도와주는 척만 하다가

시식은 젤 먼저 한 원종이,


가족과 함께 왔다가

맛있는 냄새만 맡고 가버린 하길이,


오늘은 고기가 푸욱 삶아져서

칼질 솜씨를 제대로 뽐내지 못한 성종이,


마이크 잡으니 그 대단한 실력

바로 나오는 성난이,


언제나 조용하고 말수가 적은

그래도 참으로 든든하기만 한 기동, 창우, 성택, 회종이,


처음으로 얼굴 내밀어 앞으로의 참석을 약속한

옥수, 용식이도 참 광주에서 왔었지?


몸짱, 춤짱 종훈이는

뒤늦게 왔다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갑자기 나타난 웬 할아버지(미안?)가 누군가 했는데

우리의 친구 향호란다.

못 알아봐서 미안!

우리 나이에 백발이라니?

그래도 내 눈엔 멋있기만 하드라.


몸짱, 키짱들은 다 모여라.

하문, 정옥, 제칠, 완석, 해현!

누가 몸짱이고, 누가 키짱일까?

궁금하믄 다음 모임에 참석해서 확인하렴...^^


어느 순간에 바닷가에 가서

궁둥이까지 뻘을 묻히며 고둥을 잡아온 진상이의 정성을

누가 말려? 아무도 못 말려!!


데굴데굴 구르고 싶은 충동을 유혹하는

잘 다듬어진 푸른 잔디에 앉아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며

수건돌리기를 할 무렵엔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며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잔잔하면서도 배꼽 잡게 했던

우리의 유머들!

함께 하지 못한 친구들에겐

안 가르쳐 주지(~메롱)


헤어짐이 아쉬운 우리들은

네 번째 모임은 1박 2일로 하자고 의논했고

보랏빛 하늘에 주황빛으로 반짝이는 노을은

우리 만남의 성숙을 축하하며

또 그렇게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함께 하지 못해

뒤늦게 순천에서 우리의 발목을 잡은 강생, 영수야!

다음엔 우리 밤새며 함께 하자꾸나!!


그리고 

오늘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친구들아!

너희들도 모두 마음은 우리와 함께 한 거 알고 있단다.

다음엔 몸도 마음도 모두 함께 할 거지?

그럴 거지?

꼬옥 꼭 약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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