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22일 토요일
손목을 쓰고 싶어
손목이 아파 병원에 갔더니
관절주사를 놔주며 손목을 쓰지 말라고 했다.
주말 아침에
빈둥빈둥 침대에서 뒹굴다
안방을 노크하는 햇살에 눈이 부셔 고개를 드니
방충망에 매달린 노란 먼지와
알록달록 화장대 거울의 얼룩이 눈에 들어온다.
애써 외면한다.
화장실에 가니
세면대의 물때며
타일 바닥의 찌든 때가 나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그래도 안 돼!
거실에 나와 TV를 켠다.
희끄무레 먼지 입은 소파며
거실바닥의 머리카락 몇 올이
나의 심기를 건드린다.
절대 안 돼!
점심식사를 하려는데
개수대의 물 젖은 행주며
냉장고에서 나온 반찬통도
심지어는 생수병 뚜껑조차도
나를 조롱한다.
안 쓰고 버티나 보자고
아~
무심코 손목을 쓸 때는 몰랐던 그 수많은 일상이
욕망의 쓰나미 되어 나를 흔들어댄다.
손목을 쓰고 싶어
손목을 쓰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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