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세상/좋은 글

개망초꽃 칠월

pjss 2010. 7. 13. 12:36

 

 

 

개망초꽃 칠월


칠월 들판에는 개망초꽃 핀다.

개살구와

개꿈과

개떡과

개판.


'개'자로 시작하는 헛되고 헛된 것 중

'개'자로 시작되는 슬픈 야생의

풀꽃도 있습니다.

'개망초'라는.


복더위 하늘 밑 아무 데서나

버려진 빈 터 허드레 땅에

개망초꽃 여럿이서 피어나고 있다.


- 이향아, '개망초꽃 칠월' 중에서 -



망초꽃 흐드러진 칠월입니다.

그 꽃을 들여다보면 얼마나 앙증맞고 귀여운지요.

얼마나 신비하고 예쁜지요.

그러나 그 이름은 '개망초'랍니다.

헛되고 헛되다 하여,

보잘것 없다하여 붙인 이름.

그러나 이름을 뛰어넘어 이쁜 웃음을 보여줍니다.

아무렇게나 불러준 것들이,

험히 대한 것들이

나에게 몇 배로 살갑게 다가옵니다.

나는 내 이름값을 하였는지,

얼마나 사람도리를 하고 사는지 가만 돌아봅니다.


- 사색의 향기에서 보내온 향기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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