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는 오시겠지요
오광수
보라색 꽃창포가 아직 있는 7월에는 오시겠지요.
맨드라미까지 담을 넘어 기웃거리고
채송화는 나부시 꽃단장에 한창입니다.
밤새 비에 깨끗이 씻긴 하늘 길 열고는
저기 저 문으로 하얀 창포를 입고
웃으면서 오시겠지요?
그날이 되면
내 바람이 살 겨운 손길에 미소가 되고
내 믿음이 정겨운 목소리에 노래가 되는 날.
세상이 시샘하여 분꽃씨 같이
까맣게 된 가슴이라도
당신께 드릴 순백함은 꼭꼭 간직하고서
기다리며 보고픔으로 이렇게 길가에 나와 있습니다.
보라색 꽃창포가 아직 있는 7월에는 오시겠지요.
시원한 바람이 발걸음 소리를 들고 오면
나는 하늘에다 가득하게
분홍 분꽃으로 피우렵니다.
'문화 산책 > 시의 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오는 날 -마종기- (0) | 2008.07.31 |
---|---|
비 개인 여름 아침 -김광섭- (0) | 2008.07.29 |
청포도 -이육사- (0) | 2008.07.18 |
들풀 -류시화- (0) | 2008.07.16 |
안개꽃 -이해인- (0) | 2008.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