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산책/시의 향기

청포도 -이육사-

pjss 2008. 7. 18. 19:29

  

 

     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七月)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려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 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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