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6월 20일
‘다음에서 ‘동강중학교6회’ 카페에 가입하세요.’
지난 겨울 한 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동강중학교 6회 카페라?
너무나 반갑고 궁금하여 들어가 보니
열두 명의 친구들이 가입해있었다.
‘이거 가입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갑작스런 일이고
열한 명이 남자친구들이며
너무 오랫동안 모르고 지내온 터라 망설였는데
그때만 해도 청일점 정란이의 가입이 내게 용기를 주었다.
조심조심 회원가입 정보를 입력하는데
손끝이 떨리며 작은 설렘이 일었다.
앨범을 열며 들여다 본
한 장 한 장의 사진들은
가슴 속 깊은 곳에서의 그리움을 자아냈고
그동안 잊고 살았던 친구들과의 아련한 추억에
저려오는 가슴을 꽈악 부둥켜안아야만 했다.
친구들은 어떤 마음들일까?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어떤 말들을 올려야 할까?
처음엔 말씨 하나, 이름 하나에도 신경이 쓰였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한 명 한 명 늘어나는
친구들의 글을 읽으며
‘아, 친구란 이런 것이구나!’
‘그래, 이래서 친구인거야.’
점점 부자가 되어가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이젠
문득문득 생각나는 이름들 때문에
문득문득 떠오르는 추억 때문에
아니 서로의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궁금해서
하루라도 카페의 문을 열지 않고서는 넘길 수가 없다.
그래서 먼 여행에서 돌아온 날도
집안 일이 산더미같이 쌓인 날도
언제나 맨 먼저 컴퓨터 앞에 앉아버리곤 한다.
아침에 출근하자 컴퓨터를 켜서 메일을 확인하는 것은
나의 일상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이젠 다음 메일을 확인하는 그 시간
나의 손길을 유혹하는 ‘동강중학교6회’ 카페 때문에
난 아침마다 괴롭다(?).
‘그래도 본분을 망각해서는 안 되지.’
가까스로 유혹을 물리치고 메일만을 점검한 후
아이들 수업을 침해할까봐
문을 닫아 버리지만 3교시, 4교시, 5교시
교담 시간이 든 시간이면 나도 모르게
어느새 손가락은 카페의 문을 열고 있다.
아, 이제 예순일곱 명의 친구들이 드나드는
풍요로움과 정이 넘치는 ‘동강중학교6회’ 카페 !
‘오늘은 누구의 소식을 들을까?’
‘오늘은 무슨 소식을 전할까?’
‘내가 쓴 글은 누가 읽어볼까?’
문을 열 때마다 작은 기대로 출렁거리는 가슴은
친구들의 이름 석자를 보기만 해도
콩닥콩닥 방망이질을 한다.
친구들아!
카페 덕분에 우린 동부지역의 모임을 결성했고
두 번의 화려한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가까이에 사는, 멀리에 사는 친구들의 기쁜 소식이
내 일처럼 기쁘고
어려움에 처한 친구들의 상황은
내 일처럼 가슴이 아프다.
이게 우리가 친구라는 이유 아닐까?
사랑하는 나의 친구들아!
이젠
카페를 두드리는 작은 떨림이
우리 모두의 따뜻한 손끝으로 전해지는 날이
멀지 않았다는 작은 소망을 가져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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