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그리고 나/나의 이야기
남편과 샤워꼭지
pjss
2014. 5. 7. 13:59
남편과 샤워꼭지
샤워꼭지 좀 벽을 향해 걸어라니까요!
아~ 또 깜박했네.
오늘도 나의 잔소리에 남편은 궁색하게 변명한다.
가끔 욕실에서
밖을 향한 샤워꼭지로부터 물세례를 받은 나는
밖으로 향한 샤워꼭지를 볼 때마다 잔소리를 해왔다.
왜 맨날 말하게 하는 거에요?
알았어, 명심할게.
뭐 그깐 걸 명심까지 해야 되나 그냥 벽을 향하게 걸면 되지.
아, 그게 명심해야 돼. 난 샤워꼭지를 벽에 고정해 놓고 사용하거든
그래서 끝나고 명심하지 않으면 잊어버려.
...
아,
난 남편의 샤워기 사용습관이
나와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을 왜 하지 못했을까?
어렵지도 않은 일로 나를 불편하게 한다며
배려심이 부족해서라고 남편을 몰아세우기만 했지
왜 안 되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단 한 번도.
2014.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