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산책/영화 이야기

소통의 의미를 일깨워준 - 제 8 요일(The Eighth Day) -

pjss 2008. 12. 26. 12:57

 

 

제 8 요일(The Eighth Day, 1996)


감독 : 자코 반 도마엘

출연 : 파스칼 뒤켄, 다니엘 오떼유, 이자벨 사도얀, 미우미우더보기


제 8 요일의 해리는 사회적으로는 성공한 세일즈 강연자이나

부인과 별거중이라 딸도 부인도 만나지 못하는 상태이다.

죠지는 정신지체아로 어머니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현실과 환상 사이를 오락가락한다.


일에 쫓기다 자신을 찾아온 아이들을 만나지 못하자

자신의 생활에 상실감을 느낀 해리와

만나는 사람마다 구애를 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고

초콜릿 알레르기가 있으면서도 자신을 주체 못하는 죠지의 만남은

사회적 부적응아와 정신적 부적응아의 만남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정신적으로 지극히 정상인 해리는

자꾸 이상하게만 비치는 죠지의 행동이 귀찮기만 하여

그가 싫으면서도 차츰 죠지의 책임감과 순수함에 빠져 드나

결국 죠지를 요양원에 보내고야 만다.

하지만 죠지는 해리의 딸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요양원을 빠져 나와 강연을 하고 있는 해리를 데리고 가

불꽃놀이를 감행하여 얼음장처럼 차갑던 해리 가족들의 마음을 녹여 주고 자신은 엄마를 찾아 하늘나라로 긴 여행을 떠난다.


해리와 가족의 관계, 죠지와 가족의 관계는

서로 가장 필요로 하는 사이이지만 일 때문에,

정신지체라는 이유로 단절이 되어 있다.

해리와 죠지의 만남은 필요불가분의 관계는 아니지만

서로의 상처를 알기에 귀찮지만 외면하지를 못한다.

말하지 않고도 서로의 아픈 곳이 어디인지를 알고 쓰다듬어가며

서로를 일깨워주는 과정에서 진정한 장애가 무엇인가를 문득 깨닫게 해준다.

 

장애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나 외에 누군가를 이해할 수 없고 또 이해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면

누구든지 우린 장애아이다.

그래서 난 장애를 소통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의 의사가 남에게 소통 되지 않으면

우린 모두 장애아인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정신지체나 지체부자유한 사람만을 장애인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상담을 배우는 과정에서 접한 ‘제 8 요일’은

상담은 이러한 장애를 풀어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말해주는 게 아닌가 싶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진정 그 사람이 느끼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깨닫게 도와주는 것

그래서 막혔던 소통의 과정을 하나하나 풀어가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진정 실천해야할 상담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