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그리고 나/나의 이야기

파김치 되는 것은 아닐 런지.......

pjss 2008. 9. 12. 23:21

 

2008년 9월 12일 금요일


파김치 되는 것은 아닐 런지.......


작년 이맘때 시어머니를 여의고

지난 6일(금요일)에 1주기를 맞아 제사를 지냈다.

제사상을 차리는 거야 크게 어려울 것 없지만 

서른 분 정도 되는 마을 사람들의

아침 식사를 준비해야 하는 일은 

내게는 며칠 전부터 적지 않은 스트레스(?)였다.

하지만 시누이와 동서의 도움으로 무사히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이건 또 무슨 우지 못할 사건?

오른 손목이 퉁퉁 부어 아리면서

손을 쓸 수가 없는 것이 아닌가?

파스를 찾아서 붙이고 온열 찜질을 했으나

젓가락질을 할 때도

설거지를 할 때도

손목의 욱신거림 때문에 나도 모르게

“아!”

하고 비명이 질러지는 것이다.


남들은 더한 일도 하고 사는데

그깟(?) 일 조금 한 거 갖고 괜한 엄살을 하는 것 같아

남편에게 미안하고 눈치가 보여서

웬만하면 참아보려고 하였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더구나 하룻밤을 자고난 일요일엔

나아질 줄 알았던 손목은 그대로 욱신거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몸이 천근만근이나 되게 무거워

도저히 가누기가 힘들어졌다.

“영양제라도 한 대 맞아야 하는 거 아냐?”

걱정이 된 남편의 말대로

이거 병원 신세를 져야 하는 거 아닌가 싶더니

그래도 낮잠을 푸욱 잠을 자고 나니

다행히 조금 수월해졌다.


다음 날 월요일에 출근을 할 때는

그래도 손목의 욱신거림이 조금 나아져서 다행이다 싶더니

오후가 되니 이제는 어깨와 팔뚝이 욱신거리기 시작하는 것 아닌가?

며칠 동안 주무르고 찜질하기를 반복하였지만

어깨와 팔뚝의 욱신거림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오히려 목을 뒤로 가누기조차 힘들다.


추석 차례상 준비를 위해 남편과 함께 시장을 보아 왔지만

솔직히 아픈 어깨와 팔목으로

이래저래 손이 많이 가는 차례 음식을 만들 생각을 하니 까마득하기만 하다.


“아무도 보지 않으니 이거는 하지 말까?”

남편의 의향을 슬쩍 떠 보지만

남편은 간소하게 하자고 하면서도

갖출 것은 다 갖추기를 바라고

나 또한 이왕에 하면서 적은 양이나마

하나라도 빠뜨리고 싶지는 않으니

아, 내일이 지나고 나면 혹시 파김치 되는 것은 아닐 런지.......


그래도 명절을 쇤다는 것은

내가 살아오면서 일구어 온 우리 가족에게 있어서

내 존재의 이유 중 하나인 아주 중요한 역할이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나의 임무를 완수해야겠지?

오늘도 박 ․ 점 ․ 숙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