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산책/시의 향기

해바라기연가 -이해인-

pjss 2008. 8. 23. 20:28

  

     

 

     해바라기연가 


                                                  이해인


     내 생애가 한 번뿐이듯

     나의 사랑도  하나입니다.


     나의 임금이여

     폭포처럼 쏟아져오는 그리움에 목메어

     죽을 것만 같은 열병을 앓습니다.


     당신 아닌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내 불치의 병은 사랑


     이 가슴 안에서

     올올이 뽑은 고운 실로

     당신의 비단 옷을 짜겠습니다.


     빛나는 얼굴 눈부시어 고개 숙이면

     속으로 타서 익는 까만 꽃씨

     당신께 바치는 나의 언어들


     이미 하나인 우리가

     더욱 하나가 될 날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나의 임금이여

     드릴 것은 상처뿐이어도

     어둠에 숨기지 않고

     섬겨 살기 원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