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능력평가 & 민속체험학습
2008년 7월 26일 토요일
한자능력 평가 시험 날의 민속체험학습
아이들에게 무엇인가 꾸준히 하는 힘과
자신감을 길러주고 더불어 국어 어휘력을 확장하고자
방과후학교육활동에 한자를 지도하였다.
오늘은 한자능력평가 급수시험 날이다.
서울에 다녀온 뒤 24, 25일에 아이들을 등교 시켜
최종 점검을 하였다.
7급에 해당하는 150자는 다 익혔는데
1,2학년 세은이와 은상이는
두 문제가 출제되는 낱말 뜻에 약하다.
한자의 뜻을 모아 풀이를 하면 되는데
저학년이라서인지 아무래도 아직은
우리말 어휘력이 약하기 때문에
방법을 알려 줘도 쉽게 해내지 못했다.
우도에서 3일간을 머물면서
아이들과 함께 벌교에 있는 고사장에 가려고 하였는데
서울에서 공부하는 딸 국화가 내려오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어제 순천에 왔다가
오늘 아침 남편과 함께 아이들을 데리러 우도에 다시 갔다.
시험은 오후 3시이나 12시 경에 바다가 닫히기 때문에
아이들을 미리 벌교에 데리고 나와
점심으로 치즈돈가스를 사 먹었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
벌교남초등학교의 운동장에서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나와 남편 그리고 벌교에 사는 내 동생은
등나무 그늘에 앉아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아이들은 그 땡볕이 뜨겁지도 않은지
인조잔디로 가꾸어놓은 운동장에서 좋아라하며 뛰어다녔다.
시험장으로 들어간 뒤 한 시간 뒤에 나온 아이들은
“한 개가 틀렸네.”
“두 개가 틀렸네.”
“낱말 뜻을 못 썼네”
서로 아쉬움을 토로했다.
“우리 그동안 열심히 공부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거야.”
모두 다 잘 썼다고 했으면 좋을 걸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아쉬운 나의 마음을 애써 감추고 아이들을 달랜 뒤
‘낙안읍성 민속촌’으로 향했다.
민속촌은 예전과 달리
여러 가지 체험학습장을 만들어 놓고 우리를 반겼다.
먼저 판소리 체험관에서는
본교에 가서 국악선생님께 배운 민요를 불러 보이고
명창 선생님께 아리랑의 뜻과 부르는 법을 배웠다.
붓글씨 체험관에서는 붓 쥐는 법을 익히고
‘身土不二’ 쓰는 법을 배워
직접 써 보기를 했는데 세은이와 진상이는 처음 써보는
붓글씨 체험이 참으로 신기한 모양이었다.
짚 풀 체험, 농기구 체험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여러 체험활동을 하는데
후덥지근한 날씨 탓에 온 몸에 땀이 주룩주룩 흘렀다.
그래도 아이들은 마당가에 피어 있는 봉숭아 꽃잎을 따다
손톱에 물들이기도 하고,
처음 보는 여러 가지 옛날 물건이나 기구들이
신기한지 참 재미있어 했다.
마침 전통혼례식을 올리는 부부를 만나서
처음부터 끝까지 구경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투호, 널뛰기, 그네타기. 민속박물관 등을
체험하고 나니 여섯시가 다되어 갔다.
밖으로 나와서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쫓으며 우도로 향했다.
조석예보에 따르면
6시 42분에 바다가 열려야 하는데
오늘은 7시 30분이 지나도 바다가 열리지 않았다.
집에서 기다리는 국화 때문에 애가 타는
나의 마음을 알 리 없는 아이들은
함께 놀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
열리지 않는 바다를 반기며 좋아라고 하였다.
바다가 열리기를 기다리며
500m정도를 들어가다 만난 사람들은 마침
세은이 친척들이었다.
다행이라 여기며 은애 엄마에게 전화를 하여
아이들의 안전한 귀가를 부탁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몹시 지치고 힘들었지만
민속촌에 처음 와 본다며 좋아하던 아이들을 떠올리니
오랜만에 무엇인가를 해 준 것 같아 뿌듯했다.
그리고 이 더운 날 함께 해준 남편과 동생에게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