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산책/시의 향기
7월에는 오시겠지요 -오광수-
pjss
2008. 7. 25. 10:45
7월에는 오시겠지요
오광수
보라색 꽃창포가 아직 있는 7월에는 오시겠지요.
맨드라미까지 담을 넘어 기웃거리고
채송화는 나부시 꽃단장에 한창입니다.
밤새 비에 깨끗이 씻긴 하늘 길 열고는
저기 저 문으로 하얀 창포를 입고
웃으면서 오시겠지요?
그날이 되면
내 바람이 살 겨운 손길에 미소가 되고
내 믿음이 정겨운 목소리에 노래가 되는 날.
세상이 시샘하여 분꽃씨 같이
까맣게 된 가슴이라도
당신께 드릴 순백함은 꼭꼭 간직하고서
기다리며 보고픔으로 이렇게 길가에 나와 있습니다.
보라색 꽃창포가 아직 있는 7월에는 오시겠지요.
시원한 바람이 발걸음 소리를 들고 오면
나는 하늘에다 가득하게
분홍 분꽃으로 피우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