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물어 함께 입학식 셋째 날
2008년 7월 22일 화요일
더불어 함께 입학식 셋째 날
‘더불어 함께 입학식’ 마지막 날이 밝았다.
보호자들의 숙소인 강화도관광호텔을 출발하여 학교에 도착하니
엄마, 아빠, 선생님들과 떨어져 지낸 아이들이
벌써 아침 식사를 마치고 이를 닦고 있었다.
하루 만에 만나면서도 오랜만에 만난 것처럼
반갑게 달려와 안기는 세은이는 다리를 절뚝거리고 있었다.
깜짝 놀라 자세히 살펴보니 침대모서리에 무릎을 다쳐서 약간 부어 있더니
조금 지나자 발갛게, 보라색으로 점점 변해갔다.
그래도 세은이는 친구들과 잠을 자니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며
함께 잠을 잔 은아와는 더욱 더 친해진 듯 잡고 있는 손을 절대 놓지 않으려고 했다.
9시부터 강당에서 아이들의 글쓰기 수업이 진행되었다.
강화 산마을고 방과후 글쓰기 강사인 박미애 선생님께서
‘지각대장 존’ 책을 읽어 주고 나서
지난 이틀 동안 체험한 내용을 글로 써보라고 하니
아이들은 아무것도 쓸 것이 없다며 어려워하였다.
1학년 아이들에게 체험한 내용을 글로 쓰라고 하기보다는
그림으로 그려보게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평소에 일기를 잘 쓰는 세은이도 무엇을 쓸지 몰라 우두커니 앉아 있기에
곁으로 가서 경복궁, 남산타워, 갯벌, 고인돌 등을 상기시켜주며
글로 써보게 하였더니 제법 길게 글을 썼다.
옆에서 지켜보던 학부모들이나 교사, 기자들이
세은이의 글 솜씨에 감탄을 하며 특별한 지도를 하느냐고 물었다.
특별한 지도라기보다는 날마다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들은 이야기의 내용과 느낌을 적는 시간을 갖는다고 말해 주었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월등히 잘 쓴 세은이의 글을 부러워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그동안 가르쳐온 보람을 느낄 수 있어서 가슴이 뿌듯하였다.
다 쓴 글을 몇 명의 아이들이 발표를 하고
‘스탑북에’서 제작해온 앨범과
‘책 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 본부’에서 가져온 책을
한 보따리씩 선물로 받았다.
이번의 뜻 깊은 행사를 뉴스를 통해서 알게 되어
좋은 일에 동참하고자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마련해온 그분들을 보며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마이뉴스 팀블로그에 가입하여 글 쓰는 법을 배우고 나서
반장과 부반장을 뽑았는데
수많은 아이들의 경쟁을 물리치고 반장은 가거도에서 온 문지오가,
부반장은 우리 세은이가 되었다.
부반장을 하겠다고 선뜻 손을 들고 나서는 세은이를 보며
행여 뽑히지 않아서 상처를 받으면 어쩌나 마음을 졸였는데
다행히 부반장을 하겠다는 여학생이 없어서 무투표 당선이 되었다.
얼마나 다행이던지.......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고 나서 헤어질 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친구들을 부둥켜안고 작별을 아쉬워했다.
동화책이며, 퍼즐, 학용품, 우산, 앨범 등
우리들은 두 보따리나 되는 선물을 안고
다음의 만남을 기약하며 각각의 버스에 올랐다.
“내일이 끝나는 날이라면 좋겠다.”
돌아오는 버스에서도 우리 세은이는 친구들과 헤어짐을 못내 아쉬워했다.
그래 어제 오연호 대표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겠다고 했으니
내년에는 이 아이들을 다시 모아
작은 운동회라도 열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산간, 도서 벽지의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희망을 심어준 이번 행사를 통해서
‘아름다운 세상 함께 만들어요.’
오연호 대표가 ‘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 책에 해준 사인처럼
나도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일에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