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단일기(2008~2009)

몇 배나 더 큰 칭찬

pjss 2008. 6. 29. 12:14

 

 

2008년 6월 15일 일요일

몇 배나 더 큰 칭찬

조용하기만 하던 우도에
지난주부터 흥겨운 트로트 가락이 울려 퍼졌다.
어디에서 나는 소리일까 살펴보니
우도에서 육지와 소통하는 바닷길이 시작되는 출구에
바다에 띄워진 바지선 옆에서
사람들이 모여 3m쯤 되는 대나무를 그물에 엮고 있었다.

가끔씩 전어며 갑오징어, 낙지, 소라, 게, 새우,
새고막 등을 들고 와서는
아저씨를 위해서 준비해둔 소주을
기분 좋게 한잔 하고 가시는 학교 아래에 사는
문식이 아저씨께 여쭤보았더니
새고막 종패 작업을 한다고 하였다.

마을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여 있는 자리이니 만큼
언젠가 음료수라도 사다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나
아침 일찍 출근하는 시간에는 이것저것 챙기다 보면
마음이 바쁘기만 해서 실천에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내일 아침 물길이 출근 시각과 맞지 않은 관계로
오후 3시경에 우도에 들어가야 했다.
그래 마침 잘 됐다 싶어서
맛있기로 유명한 ‘광양기정떡’ 집에서
기정떡 한 판을 사가지고 가서
나누어 드시라며 드렸다.

“아이고 고맙기도 해라.”
“우리 분교장 선생님이 최고구먼”
"저 번에 사다준 아이스크림도 잘 먹었는디"

지난 구강 검사날 고흥읍에 들렀다 오면서 사다드린
아이스크림에 대한 고마움까지 잊지 않고 전하며
내가 사온 기정떡보다
몇 배나 크게 부풀려져 돌아오는  칭찬에
얼굴이 빨개지며 쑥스러웠지만
마을 주민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간 것 같아
학교로 돌아오는 발검음이 가볍고 푸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