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jss 2008. 6. 29. 12:12
2008년 6월 11일 수요일

어떤 선생님!

본교(남양초등학교)에서 직원 체육연수를 하고 있는데
착신을 해 놓은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다.
“네, 남양초등학교 우도분교장입니다.”
“우도 분교 박점숙선생님과 통화하고 싶은데요.”
“네, 제가 박점숙입니다.”
“아, 그러세요? 저는 광주에서 근무하고 있는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아, 네.”
“선생님의 강의도 듣고 그랬어요.”
“네.”
“제가 학교를 늦게 들어가서 초등학생이 있는데, 아이가 부적부쩍 자라서 작아진 옷이 있어 우도분교로 보내드리고 싶어서요.”
“아, 네. 그런 좋은 일을 하실 생각을 하셨어요?”
“학급경영연구소에서 선생님의 교단일기를 보는데 1학년 아이가 있는 것 같아서”
“네, 1학년 아이가 한 명 있어요.”
“새 옷은 부담스러울 것 같아. 헌 옷이지만 보내드릴게요.”
“네.”
“지난봄에 겨울옷을 보내드리고 싶었는데 어찌하다보니......”
“아, 그러셨어요. 선생님, 고맙습니다.”
“주소를 불러주시면........”
“아, 네. 전남 고흥군 남양면 남양초등학교우도분교장이라고 하시면 됩니다.”
“네, 그렇군요."
“선생님! 이번에 책이 출간 되었는데 제가 책을 한 권 드릴게요.”
“아니에요. 선생님, 책은 제가 사서 보겠어요.”
“아니, 하도 고마워서요.”
“아닙니다. 그러시면 제가 오히려......”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체구가 작지요?"
"네."
“옷이 맞기나 할는지.......”
고마움의 표시로 책을 보내주겠다는 나의 말에
기어코 사서 보겠다는 이름도 모르는 선생님의 마지막 걱정에
‘아니에요. 꼭 맞을 겁니다.’
하며 우체국 택배로 보내달라는 당부를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옷이 조금 맞지 않으면 또 어떠랴?
그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 하나면 충분하리라.’

벌써부터 배달된 옷 보따리를 풀며
수줍은 미소를 지을 세은이 생각에 내 맘이 다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