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jss 2008. 6. 29. 12:09

 

 

2008년 2월 29일 목요일

딸기체험학습

며칠 전에 친구네 딸기밭에 가서 딸기를 따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딸기 체험을 시켜주고 싶었다.
친구에게 얘기하니 좋다며 그렇게 하라고 햇으나
차일피일 미루다 그제 전화를 하니
조금 늦은 감이 있다며
딸기를 관리하지 않아 딸기가 누렇게 변해버렸다고 했다.
'어쩌면 좋아?'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다가
이왕에 결재를 얻었으니
몇 개라도 딸 수 있다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며 딸기밭으로 향했다.

다행히 어젯밤에 꿈에 나타난 딸기보다
조금 늙어 보이기는 해도
아직 빨간 딸기들이 제법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탄성을 지르며 좋아하는 아이들과 함께 딸기를 따니
얼마 지나지 않아 얼굴과 목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우리가 그저 별 생각 없이 사먹는 딸기 하나도
이렇게 농부의 수고로움이 더해진 거라는 설명을 하고
새참으로 아이스크림을 나누어 먹었다.
아이들은 땀으로 샤워를 한 차례 하고 나서 먹으니
아이스크림이 너무너무 시원하고  달콤하다면서 호들갑을 떨었다.

아이들 각자 한 바구니씩 딸기를 가득 채운 뒤
오랜만에 뭍으로 나온 김에 자장면 체험을 위해 유둔으로 향했다.
예전에 냇가 어디쯤에 있었던 것 같던 중국집이 보이지 않아
물어물어 찾은 애향반점에서 푸짐하게 자장면을 먹고
덤으로 사이다까지 얻어먹고 돌아오는데
고향에서 교직 생활을 하는 덕을 톡톡히 본 것 같아 고맙기가 한량없었다.

딸기를 깨끗하게 다듬고 씻어서
찜통이랑 냄비에 넣고 쨈을 만들기 시작했다.
뽀글뽀글 끓어오르는 딸기를 미처 손쓰지 못해
한 차례 넘기기는 했으나 끓일수록 빨갛게 모양새를 갖춰가며
교실 가득 뿜어나는 딸기향이  향기롭기 그지없었다.

적당하게 졸여진 딸기 쨈을 한 숟갈 씩 떠먹으며
우리가 만들어서 먹으니 훨씬 더 맛있는 거 같다며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며
다양한 학습의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야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내일은 식빵을 사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