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그리고 나/가족 이야기

이 또한 지나가리라!

pjss 2008. 6. 29. 04:07

 

 

 

이 또한 지나가리라!


어느 날 갑자기 내게 다가온 일,

운 좋게도 네 분 부모님이 생존해 계시기에

언젠가는 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지만

또 그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던 일,

그 일이 내게도 일어났다.


2007년 6월 22일

시어머님의 혈액 암 선고,

“생존 가능 기간 2개월입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십시오.”

의사의 한마디에 우리 온 가족은 꽁꽁 얼어버렸다.

79세 !

어찌 보면 살 만큼 산 나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막상 내 부모이고 보니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남편은 왜 기회마저도 주지 않느냐고 원망을 했고

난 또 모든 게 그저 죄스러울 뿐이었다.


한 달 동안 순천중앙병원에서

조대병원, 전대화순병원, 성가롤로병원

그리고 순천효자병원까지의 병원 생활을 거쳐

지금은 외서 집으로 가셨다.

퉁퉁 부었던 몸도 가라앉고

그렇게도 고통을 호소하시던 통증도 가라앉았다.

일주일에 한 번 전대화순병원에 가셔서 혈액검사를 하고

글리백이라는 항암제를 드시는 게 전부다.

음식물은 익혀서만 드시면 되고

일상생활을 하셔도 된단다.


기적이 일어난 걸까?

의사가 선고한 기한이 열흘정도 남았다.

그런데 지금 상태로서는 2년이 아니라 10년도 거뜬할 것 같다.

아, 정말 그렇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루하루 기도하는 마음으로 산다.


이제 날마다 뵈러 다니던 시어머님을

이틀에 한 번씩 뵈러 가는 여유도 생겼다.

내 생활을 돌아보게도 되니

그동안 걱정해주던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이 끝이 없다.


하루하루 시간 내어

냉장고도 정리하고,

베란다, 싱크대, 마루 바닥 청소도 했다.

신청만 해놓고 밀려 있는 인터넷 연수도

벼락수강을 하며 오랜만에 방학다움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의 소식이 궁금하고

또 모두들 보고 싶다.

잘 지냈지?

 

사는 게 그런 거 같아


“...... 그를 요행과 안락의 길로 인도하지 마시고,

곤란과 고통의 길에서 항거할 줄 알게 하시고

폭풍우 속에서도 일어설 줄 알며......”


우리 집 거실에 걸려 있는 ‘자녀를 위한 기도’ 중의

한 구절처럼 요행과 안락의 길에서보다

곤란과 고통에 항거하며 인생을 배워나가도록 .....


한 고비 넘으면 또 한 고비가 떡 버티고 서 있는....

이 고비를 넘기면 또 어떤 고비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하지만 이 모든 것 또한 지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