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는 되풀이 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 모순 -
모순
-양귀자-
'모순' 양귀자
제목이 끌렸다.
삶의 양면성을 일란성 쌍둥이의 생을 통해 극명하게 조명한 작가
그녀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 한다.]
어떤 책에서 우연히 발견했다는 구절을 충고로
어느 날 아침,
[인생은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라] 여겼던
사춘기 적의 인생론을 뒤엎고
[인생은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를 걸고라도 탐구하면서 살아야 하는 무엇이다.]
라고 삶의 방향키를 돌리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가!!
이 책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읽혀지는
그래서 소설 같지 않은 소설이다.
그런데
역시 작가도 우리 독자들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읽기를 바란다]
고 작품후기에 소망을 말한다.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나 너무나 다른 생을 살아가는 어머니와 이모
행복할 거라 생각했던 이모는
힘들게 살아가는 어머니를 부러워하며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작가는
완벽하게 갖추어져 남부러울 게 없는 삶보다는
경제적으로도 조금 모자라고
남들보다 잘나지 못한 자식 걱정,
출세의 가도를 달리지 못하는 남편
그리고 어느 것에도 만족하지 않고
늘 부족해서 무엇인가 끊임없이 해야만 하는
그래서 가끔은 불행하다고도 여기는 삶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삶은 적당히 어렵고
적당히, 아니 상당히 힘들어도
오히려 그게 더 가치있고 살만하다는
희망을 전달하고 싶은 걸까?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마지막 페이지
서두에서 한 말을 수정하는 한 마디로 끝을 맺는
양귀자 님의 '모순'
오래도록 여운을 남기는 커피향 같다.
2002.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