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이야기/친구야!(여자만)

친구들과 함께한 완도나들이

pjss 2008. 10. 14. 15:11

 


 

2008년 10월 12일 일요일


‘여행이란

어디를 가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더 의미 있는 것이다.’

라는 말이 있다.

우리 나이쯤 되는 남도 사람이면 아니 전국의 어디에 살더라도

풍요의 섬인 완도 나들이를 한 번쯤 해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서른 해가 훌쩍 넘은 중학시절의 친구들과 동행하여

완도를 찾은 사람은 그리 흔하지 않으리라.


동강중학교 6회 동부권 3/4분기 정기 모임 날짜가

추석절과 겹치는 바람에

10월로 연기된 후로 임원진에서는

어느 날에 어디에서 어떤 형식의 모임을 가질 것인지

무척 고민을 하였다는 얘기를 들었다.

섬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한 번도 고민에 동참하지 못한

미안함을 간직한 채 여행 날을 맞았다.


10월 12일 일요일 아침

전날 1박 2일로 우리 반 아이 둘을 데리고 용인 에버랜드로

체험학습을 가서 밤 11시경에 도착하였는지라

아직 여독이 풀리지 않았으니 웬만하면 참석하지 말라는

총무님의 자상한 권유(?)를 뿌리치고

나를 보고 싶어 하는 많은 친구들의 실망감을 최소화하기 위해(우엑~공주병?)

아침 일찍 서둘러 화장을 하고 또 멋을 한껏 부리는 나를 보며

“어이, 너무 멋지게 하지 말고 가소.”

하는 남편의 말을 뒤로하고

약속 시간 10여분 전에 막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뒤늦게 키우게 된 막둥이가 재능공부를 하다가 시간을 재달라고 하는 통에

10분 정도 늦게 모임 장소에 도착하였다.

기다리고 있는 친구들에게 미안하여 뛰어갔는데

다행히도 광양 팀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덕분에

안도의 숨을 쉴 수 있었다.(미안^^)


황금들녘과 청자 빛 하늘,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이제 막 물 오른 단풍잎,

어느 것 하나 감격스럽지 않은 것이 없는 것은

비단 자연의 아름다움 때문만은 아니리라.


맛나게 담은 난이의 김치와 돼지머리 누름,

감칠맛 나는 길순이의 홍어회무침,

회종이가 준비하여 보내온 동강 막걸리

회장이 손수 담갔다며 준비한 복분자주는

흥겨운 노랫가락과 어우러져

멋진 향연을 만들어 내니

바다와 섬이 아름다운 섬 완도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부터 우리들의 진한 우정은

꽃으로 활짝 피어나고 있었다.


개장한 지 딱 한 달이 된다는 다도해 일출 공원에서

일년에 몇 번 밖에 볼 수 없다는 제주도를 보여주며

우리를 반기는 완도 타워를 둘러보고

바다에서 막 건진 신선한 전복과 회가 자랑인

완도 수협 공판장에서 점심을 먹은 후


전국체전에 전남 권투선수 협회장으로서 팀을 이끌고 출전한

허종이 친구를 실내체육관에서 만나 우리의 우정으로 힘을 보태주고

몽돌해수욕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영복이의 재치로

열두 장짜리 화투짝으로 짝꿍을 정하기도 하며

완도수목원, 해신 촬영지를 돌아보니 여섯시가 다 되어서야

귀가 길에 오를 수 있었다.


나이는 도대체 어디로 먹은 걸까?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음악에 맞춰서 흔들어대는 몸짓들을 보면

어디 쉰 살이 다된 아줌마, 아저씨들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누군가의 말이 나이는 몸뚱이만 먹고 마음은 먹지 않는다더니

우리 친구들을 보니 나이는 살가죽만 먹고

몸뚱이든 마음이든 노랫가락에 맞춰 고고를 추던

중학시절 그때 그대로가 아닌가 싶었다.


벌교를 지나 두무포 산장에서 짱뚱이탕으로 저녁을 먹고

남종이의 알음으로 완도군청 문화관광과에서 준비한

완도의 특산물인 완도김을 한 아름씩 안고 아쉬운 작별을 고하였다.


멀리 부산에서 아침 여섯시 첫차를 타고 와서

S라인으로 잘빠진 몸매와 예쁜 얼굴 자랑을 해준 영옥아!

고맙다.

“살아가면서 어렸을 때 함께 자라온 친구처럼

좋은 사람은 없더라.“

는 네 말처럼 우린 그렇게 좋은 친구인 거 맞지?


광주, 여수, 광양, 순천, 동강에서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와 함께 하여 우리 여행에

깊은 의미를 부여해준 스물여섯 명의 친구들아!


그리고 여러 가지 여건으로 인하여 마음으로만 함께 한

더 많은 친구들아!


항상 너희들의 함께 하는 마음으로 우리들의 우정은 더욱

아름답고 멋지게 채색되어 간다는 거 알지?


2008년 동부권 4/4분기 모임 ‘정기 총회’는

12월 둘째 주말에 1박2일로 열 계획이란다.

이번에는 좀 더 많은 친구들이

몸과 마음을 함께 하여 자리를 채워준다면

더욱더 빛나는 총회가 되리라 믿는다.


그래서 또 멋지게 2008년을 보내고

새로운 2009년을 더욱더 멋지게 맞이해 보면 참 좋지 않겠니?


그리고 마지막으로 친구들아!


“다른 동창생들을 태우고 운행하면서 보면

처음에는 좋다가 술이 거나해지면

싸움이 일어나고, 병이 날아가고 난리인데

이렇게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분위기 좋게 마무리하는 동창생들은 처음이에요.”


우리를 태우고 오늘 하루 안전운행을 해주신

여로관광 가사님의 칭찬을 전한다.


동강중학교 6회 멋쟁이 친구들 모두 아~~자!!